강아지 담낭적출과 담낭-십이지장 우회술의 중요성

입력 2023-08-25 10:00  

최다호 샤인동물메디컬센터 외과과장

최근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즐거운 일만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동물병원 방문 횟수도 늘어나게 된 것이 사실이다. 사랑스러운 반려견이 아프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지만 질병을 피할 수 없다면 무엇보다 빠른 시기에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강아지 질병은 평소 반려견의 이상행동이나 증상을 통해 미리 알아 차릴 수 있지만 몇몇 질병은 증상이 없거나 혹은 질병이 많이 진행 되어서야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간, 췌장, 담낭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며 어지간히 손상되기 전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려견은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몸에 이상이 생겨도 세심하게 살펴 보지 않으면 치료시기를 놓치기 일수다. 그 중에서도 8세 이상의 노령견에게 자주 발생하는 담낭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담낭의 기능은
담낭은 다른 말로는 쓸개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는 간이 둘러싸고 있는 초록색 풍선 모양을 하고 있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한 시기에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담즙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담즙은 주로 지방성분을 소화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담관의 지름은 강아지의 체형이나 체중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소형견의 경우 보통 3~5mm 정도로 매우 얇기 때문에 여러가지 이유로 담관이 막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담낭질환의 종류와 원인은
담낭과 관계된 담낭과 담도를 담도계라고 부른다. 담낭질환은 담도계에 발생 하는 모든 질환을 말하는데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는 담석증, 담낭점액종, 담관폐색, 급성담낭염, 만성담낭염 등이 있다. 담석은 담즙에 색소, 칼슘, 콜레스테롤 등이 섞여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담석이 담낭 내에 있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이리저리 이동하다 담관을 막거나 담즙의 경로를 방해하게 되면 담석증이 발생한다. 담낭점액종은 담즙이 점액형태의 슬러지로 변해 담낭에 가득차는 상태를 말한다. 끈적해진 슬러지는 담낭안에 점차 누적되어 담낭의 형태가 변하거나 파열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담관폐색은 담석이나 슬러지, 혹은 다른 이유로 담관이 막히는 상태를 말한다. 담즙이 배출되지 못하면 지방분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담낭 파열, 복막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중독이나 세균, 바이러스 등의 외부 감염에 의한 급성담낭염이나 빈번한 담석이나 지속적인 염증 발생으로 인해 담낭의 기능이 떨어지는 만성담낭염 등이 있다.

강아지 담낭질환의 증상은
담도계 질환의 공통된 증상으로는 복통, 구토, 설사, 식욕감소, 체중저하, 기력감퇴, 황달 등이 나타나며 증상이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초기에 발견할 경우 내과적 약물치료를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담도계질환은 외적인 증상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동물병원에 방문해 다른 검사를 받다가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수술치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강아지 담낭질환의 검사 및 진단 방법은
담낭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우선 혈액검사를 진행한다. 담낭에 이상이 생겼다면 ALT, AST, ALKP, GGT 등 간수치가 상승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혈중 빌리루빈(황달) 수치가 상승한다. 담낭질환 초기에는 수치의 이상 변화가 발견되지 않고 정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담낭질환의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와 방사선검사(X-ray/CT)를 시행한다. 영상학적으로 담낭의 비대 정도나 변형을 확인하며 담석의 유무를 판별해 담낭질환을 확인한다.

강아지 담낭질환의 치료법은
담낭질환이 초기일 경우 항생제 처방이나 통증 완화제, 수액요법 등을 이용해 염증이나 담낭 내 슬러지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상태가 심해지면 수술적 방법을 통해 담낭질환을 치료한다.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수술법은 담낭절제술이다. 만성담낭염이나 담석증, 담낭점액종으로 인해 담낭이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경우 담즙의 원활한 배출을 위해 담낭을 적출하게 된다. 담낭은 담즙을 생성하는 기관이 아니라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보관하는 창고이기 때문에 간에서 십이지장으로 담즙이 이동할 수 있는 담관이 무사하다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수술 직후 일시적인 설사나 소화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중요 장기가 없어졌기 때문에 지속적인 검사와 관찰은 꼭 필요하다.

담낭은 무사하지만 담즙이 흐르는 담관이 막혀 있는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 담낭-십이지장 우회술을 사용한다. 담낭-십이지장 우회술은 담낭에서 나오는 담즙을 막혀 있는 담관이 아닌 십이지장으로 직접 연결하여 담즙을 배출하는 방법이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은 담낭과 담관을 거쳐 결국 십이지장으로 흐르기 때문에 담관이 막혀 있는 경우 담낭과 십이지장을 연결하는 우회술은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인다.

보호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
담낭질환은 흔하게 발생할 수 있지만 초기 발견이 매우 어려운 질병 중에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가 주의깊게 반려견을 관찰하고 주기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한번 담석증이나 담도폐색 등이 발생한 강아지는 치료가 되었더라도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 있기 때문에 평소 식단 관리와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최근에는 반려견을 위한 다양한 프리미엄 식단과 영양제가 출시되면서 강아지들도 사람 못지 않은 다양한 먹거리를 즐기게 되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 넘치는 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강아지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보양식이나 영양제를 주는 것보다 주기적인 산책과 운동이 더욱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